현재 육상 100m 남자 세계 신기록은 우사인 볼트가 2009년 수립한 9초 58이다. 우사인 볼트는 2017년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를 끝으로 은퇴했지만 어느 누구도 아직까지 100m 기록을 깨지 못하고 있다. 100m에서 10초대의 벽을 최초로 깨뜨린 사람은 미국의 지미 하인스 선수로 1968년에 9초 95를 기록했었다. 그 이후로 체계적인 훈련과 과학적인 테이터 분석 등으로 올림픽,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 각종 육상 그랑프리 대회에서 9초대를 기록하는 선수들을 쉽게 볼 수가 있게 되었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10초 벽을 허물은 선수는 순수 동양인이 아닌 나이지리아에서 귀화한 카타르의 페미 오구노데 선수의 9초 91이었다. 순수 동양인으로 9초대를 기록한 선수는 중국의 쑤빙텐인데 개인 통산 8번의 9초대 기록을 세운 아시아 최고의 단거리 스프린터이다. 2015년 처음으로 9초 99를 작성했고 2018년에 아시아 신기록 타이인 9초91을 마크했다. 그리고 마침내 2020 도쿄올림픽이 열린 2021년에 사상 처음으로 마의 9초 90 벽을 돌파하고 9초 83을 작성하며 아시아 육상 단거리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 냈다. 또한 일본은 키류 요시히데 선수가 9초 98, 사니 브라운 압델 하키 무 선수의 9초 97, 야마가타 료타 선수가 9초 95를 기록하며 더 이상 9초대의 기록은 아시아 선수들도 넘지 못할 벽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내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 육상 100m 최고 기록은 광주광역시청 소속의 김국영 선수가 가지고 있는 10초 07이다. 1979년 서말구 선수가 세운 10초 34가 종전 한국 최고 신기록이었는데 김국영 선수가 10초 31로 무려 31년만에 묵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후 김국영 선수 홀로 한국 신기록을 계속 단축했지만 2017년 작성한 10초 07이 5년간 그대로 머물러있고 9초대에 진입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아쉽게도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곤 했다. 그리고 최근 한국 육상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안산시청 소속의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 선수가 성인 무대인 4월 전국 종별 육상경기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최고 신기록 보유자인 김국영 선수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신구 대결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 대회에서 김국영 선수는 본인 최고 기록에 많이 모자란 10초 42, 2위를 차지한 비웨사 선수는 0.02초 차이인 10초 44를 작성했는데 이는 비웨사 선수 본인의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이었다.
다소 아쉬운 점은 비웨사 선수가 5년만 빨리 나왔더라면 김국영 선수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면서 김국영 선수의 9초대 진입과 비웨사 선수의 비약적인 단축 기록도 예상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비웨사 선수를 포함해서 최근에 신민규, 박원진 선수 등 육상 단거리 유망주들이 대거 출현함에 따라 그동안 한국 육상 단거리를 이끌어왔던 김국영, 박태건 선수와의 경쟁을 통해 9초대 진입이 조금 더 빨리 다가올 것 같다. 일본의 경우 자국 선수들과 혼혈 선수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9초대를 달성한 만큼 한국 육상 단거리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기 위해서 언론 매체와 방송사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중계방송을 많이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웨사 VS 김국영 선수 비교 프로필
선수명 |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 |
김국영 |
생년월일 |
2003년 3월 17일 (20세) |
1991년 4월 19일 (32세) |
학력 |
원곡고등학교 졸업 |
평촌경영고등학교 졸업 |
주종목 |
100m, 200m |
100m, 200m |
소속 |
안산시청 |
광주광역시청 |
신체조건 |
184cm / 61kg |
176cm / 75kg |
개인최고기록 |
100m 최고기록 10초 44 |
100m 최고기록 10초 07 |
콩고 민주공화국 출신의 부모를 둔 비웨사 선수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피부색만 다른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토종 한국인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03년생으로 나이가 이제 겨우 약관의 20살이고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우수한 자원이기 때문에 국가에서 전폭적인 지원으로 탈 아시아급 선수로 거듭났으면 한다. 수영에서 황선우라는 걸출한 대형 스타가 탄생한 것처럼 비웨사 선수도 부상 없이 착실하게 기록 단축을 하면서 대한민국 육상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